[강남맛집]20년 전통한정식 다정을 만나다

"맛집 어디 좋은데 없나?"
때꺼리때가 되면 흔히들 되묻는 이야기다.
먹을거리가 많아지고, 외식이 일상화된 직장인들에게는 매번 때꺼리 메뉴를 고르는 것 또한
또 다른 업무처럼 느껴질때가 있을터.....

맛집으로 꼽는 이유는 여러가지 있을터~~~
깔끔한 음식맛, 정결한 차림새, 아늑한 분위기, 정다운 서비스 등등....

그 어떤것도 중요치 않은 것이 없으나, 요새의 나는 불규칙한 생활습관, 잦은 음주로 인해
무엇을 먹어도 더부룩한지라, 소화가 잘되고 뒷맛이 깔끔한 음식을 첫 번 째로 꼽고 있던 터라,
평소 가까운 선배가 위에 부담이 없고 뒷맛이 깔끔하다고 연일 추천했던 '전통한정식 다정'을 방문하였다.

[강남맛집] 이름이 다정이라 그런지, 간판의 하글씨 폰트
                또한 다정스러워 보인다. ^^

[강남맛집] "전통한정식 다정"의 전경
(초겨울 감나무와 하얀 벽돌이 웬지모를 정감을 일으킨다)

강남맛집이라고 소문난 전통한정식이라고는 허나, 강남구청역에서 5분여 걸어올라와야 되는터라 점심때는
손님들이 그리 많지 않아, 한가이 식사를 즐길 수 있지않을가 생각했는데....
웬걸!! 손님들 차로 마당 뜰이 만원이다..ㅎㅎ

다행히 미리 예약을 해놓은지라 선배와 한자리를 차지하고 엉덩이를 뉘었다.
선배는 익숙하게, '낮정식 코스'를 주문하였고,
이내 상은 채워지기 시작하였다.

첫 한상은 '죽, 물김치, 탕평채, 잡채, 단호박샐러드'가 하얀 접시 위에 앙증맞고 정결하게 놓여있다.

어제밤 어김없이 한 잔을 한터라, 먼저 물김치로 입을 헹근후 죽을 맛보았다.

[강남맛집] 전통한정식 '다정' - 죽과 물김치

물김치를 한모금 들이키어, 어젯밤 음주로 인한 갈증을 해소하고,
죽 몇 스푼으로 알코올에 찌들은 위장을 보호한다.........  일단 출발은 산뜻하다....

[강남맛집] 전통한정식 '다정' - 단호박샐러드

그 다음 평소에 좋아하는 단 호박을 쪄서 체에 내린 뒤 아이스크림처럼 동그랗게 빛은 호박샐러드의 상큼함으로
나만의 본격적인 맛 기행을 시작해 본다.

                                                      [강남맛집] 전통한정식 '다정' - 잡채

보기엔 수수한 잡채는 입을 통해 들어가는 모양새가 부담이 적다.

[강남맛집] 전통한정식 '다정' - 탕평채

탕평채를 깔끔하게 목으로 넘기면서 입의 즐거움을 더할 즈음....
선배가 맛의 느낌을 배가 시키는 귀동냥 한 마디를 한다.

"궁중음식연구원이 '서울식에서 가장 가깝다'고 추천한 곳이야~~
궁중 음식이라는 것은 자극적이고 양념을 배제하고 재료의 맛을 최대한 살리는 것인데,
그 대표적인 곳을 이 곳 '다정'을 꼽았다고 하네"

선배와 함께 이런 저런 담소를 나누던 중 두번째 상이 펼쳐진다!!

 

두번째 상은 '생채, 전과 골뱅이, 숯불너비아니, 궁중떡복이'로 구성되어져 있다.

                                              [강남맛집] 전통한정식 '다정' - 숯불 너비아니

힘줄과 기름을 일일이 떼어낸 채끝 등심을 갓 구워낸 너비아니를 야채화 함께 먹으니.
입 안 한가득 은은한 숯 향이 퍼진다.
"아하!! 이게 궁중에서 먹었다는 너비아니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

[강남맛집] 전통한정식 '다정' - 냉채

숯불 너비아니를 집는 틈새 틈새에 냉채를 먹으니, 너비아니의 감칠맛이 더욱 증대되는듯 싶다.

[강남맛집] 전통한정식 '다정' - 전과 골뱅이 무침

선조들의 지혜와 슬기가 듬뿍 담겨있는 우리 고유의 음식인 전과 새콤달콤한 골뱅이 무침이 상상이상으로
맛의 조화를 이룬다~~

[강남맛집] 전통한정식 '다정' - 궁중떡복이

언제 어디서 봐도, 반가운 추억이 있는 떡복이!!
쫄깃쫄깃한 촉감이 더할나위 없이 다가온다~~ ^^

이제 슬슬 포만감이 느껴질려고 할 즈음~~
밥, 된장찌게와 9가지 찬이 나와 나를 자극한다..

[강남맛집] 전통한정식 '다정'- 된장찌게와 9가지 반찬

그래도 한국토종들은 밥심이라 했는가?
구수한 된장찌게와 함께 밥 한그릇 비우고서.....
고소한 누룽지 국물에 입가심을 하니~~~~

정말이지...... 속이 편안해짐을 느낀다~~~~

마지막으로, 후식으로 커피와 떡을 맛보며, 이 속편하고 맛있는 맛기행을 끝냈다.
1시간여 동안 정성스럽게 먹은 낮정식 가격이 '18,000원'
다른 한정식(강남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더욱더)에 비해 너무 저렴한 가격에 놀라
사장님께 여쭤보았다.

사장님 대답 왈~~ "가격 올리기가 손님들께 미안해서 지난 수년간 못올리고 있어요"

맛집의 음식맛도 좋은 추억이지만,
사장님의 흐뭇한 마음씀씀이에 전통한정식 '다정'의 기억은
아름다운 기억으로 오랫동안 남을듯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