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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르타식은 왜 사람을 매료하는가 [영화 '300' 과 책 '로마에서 말하다'] 본문
책 '로마에서 말하다' 중 영화 '300'에 대한 이야기를 작가 '시오노 나미미'와 그녀의 아들 '안토니오'와의 대화 중에서 발췌하여 적습니다.
영화: 300/2006년/미국/잭 스나이더
미국 만화를 어른들이 감상할 수 있도록 개작한 ‘프랭크 밀러’의 원작 만화를 영화화한 것.
스파르타 왕 레오니다스가 이끄는 300의 스파르타 전사가 몇십만의 페르시아 대군에
대항한 ‘테르모필레 전투’를 새로운 감각의 영상으로 그렸다.
시오노 나미미의 -로마에서 말하다 중-
영화 ‘300’은 내용상 역사적인 오류가 많았지만, 전쟁의 전술 면에서만큼은 고증을 철저히 거친 영화다. 스파르타 왕 레오디나스(제라드 버틀러 분)가 300명의 전사들과 한 가지 목적을 향해 돌진하는 모습에서 진짜 남자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시오노 나미미의 -로마에서 말하다 중-
우선 역사적인 오류는 많지만, 적어도 전쟁의 전술 면에서 초점을 맞추고 있고, 이 점만은 역사적 사실을 무시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영화의 주인공들, 즉 레오니다스와 300의 전사들이 진짜 남자라는 점. 요즘 영화에 넘쳐나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를 남자가 아니라, 분명한 목적을 지니고 그 목적을 향해 돌진하는 의지가 확고한 남자들이라는 점 때문이었어요. 바로 이 점이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현대인을 사로잡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안토니오-
역사적으로 문제가 많지만 나 역시 스파르타 전사들의 그 성숙한 몸에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더구나, 고대 그리스의 항아리에 그려진 고대 남자들과 똑같던걸.
-시오노-
1 대 1 결투가 아니라 집단의 결투 장면도 충분히 즐겼을 것 같은데요. 스파르타의 300 전사와 페르시아의 30만 군대.
[300]의 그 부분은 검과 창과 방패가 묵직한 소리를 내며 격돌하는데다, 그런 장면을 간혹 슬로모션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한 사람 한 사람의 근육의 움직임까지 표현되고 있어서, 그것만 해도 굉장한 볼거리죠.
-안토니오-
이 영화의 무대인 테르모필레 협곡에서 300 전사가 보여준 죽음은 어렸을 때부터 오로지 전사가 될 목적으로 살아온 스파르타 남자들이 스파르타 인답게 생을 마감한 명예로운 죽음이었어요. 같은 시대의 아테네에서는 철학자나 역사가도 병사가 될 수 있었지만, 스파르타는 병사만이 병사가 될 수 있었으니까요.
-안토니오-
우리들 대부분 역시 필요하면 돈도 지불할 수 있다고 생각하죠. 그러니까 오히려 그런 타협을 거부하고 죽은 스타르타의 전사들을 보면 속이 후련해지는 겁니다.
이런 심리는 비단 현대인에게 국한되지 않아요. 레오니다스와 스파르타 300 전사들의 명예로운 죽음은 페르시아가 두려워 분명한 태도를 취하지 않았던 그리스의 다른 도시 국가를 반(反) 페르시아라는 기치 아래 단결시켰어요. 그리고 그 후로 2500년 넘는 세월을 거치면서 존경하는 마음과 함께 입으로 전해졌죠. 인간이란, 자신은 저렇게 죽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면서고 후회 없이 죽은 남자들에게는 매료되는 법입니다.
-안토니오-
다시 한 번 역사적 사실에 준해 말하자면, 군더더기 하나 없이 간결하고 아름다운 스타르타 전사의 육체를 항아리에 그림으로 남긴 것조차 그들이 경멸했던 아테네 사람들이었어. 스파르타인은 전사밖에 창조하지 않았으니 결국 후대에 아무것도 남기지 못했지.
-시오노-
스파르타는 지금 찾아가봐야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아요. 유적조차 없죠. 하지만 ‘스파르타식’이라 일컬어지는 삶의 양식을 남겼습니다. 2500년이나 지난 현대에도 영화가 만들어질 정도이니, 그만큼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다는 얘기죠.
광신적이고 편협하고, 싸우다 죽는 것밖에 모르는 삶이었으니 주변 사람들에게는 민폐였겠죠. 하지만 그것을 실행에 옮긴 사람들에 대한 존경심은 남았어요.
레오디나스 왕과 300의 스파르타 전사들, 그리고 테르모필레에서의 죽음 하면 서구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안토니오-
<사진제공 출처 Daum 영화정보>
책소개 : 시오노 나미미의 -로마에서 말하다- 2010/한길사
어머니와 아들, 영화로 소통하고 공감하다!
베스트셀러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에서 말하다』. 40여 년간 로마사에 천착하여 도전 정신이 묻어나는 역사적 해석과 소설적 상상력을 통해 세계의 독자를 사로잡아온 저자가, 영화감독을 꿈꾸는 아들 안토니오 시모네와 함께 영화에 대해 종횡무진 나눈 대화를 정리한 것이다. 저자가 질문하면 아들이 대답하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1940년대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 영화부터 2000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까지 140여 편의 영화를 다룬다. 저자와 아들과 함께 이야기하는 영화를 잘 알지 못하더라도 재미있게 읽어나가도록 적절한 설명과 해설을 덧붙였다. 우리 시대 최고의 엔터테인먼트가 된 영화의 가치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공감을 이룬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정보제공- Daum 책(교보문고 제공)
- 대화는 즐거운 일입니다. 대화도 노동일 수도 있지만, 지적, 화제 등 공통 분야가 있는 언어의 주고 받음은 즐거운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 테마필진 루쿨루스
테마필진(문화) 루쿨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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